[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기업] 장애인여행 어뮤즈트래블 “장애·비장애인의 교집합, ‘여행’에서 찾았죠 _ 아시아투데이

시각·후각·청각 극대화된 ‘쓰리센스’ 여행 콘텐츠 제공
올해 말까지 40개 상품 출시, 고객충성도 높고, 매출 급상승세

아시아투데이 김진아 기자 = ‘차이’란 어디에서 시작하는 걸까. 식민·전쟁·독재 굴곡진 역사를 거치며 우리사회는 ‘모름’을 잠정적 ‘다름’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다름’은 부정적 판단의 기준이 된다. 인권 사각지대를 둘러볼 여유가 생겼지만 여전히 사회 음지는 볕이 간절하다.

‘장애’에 대한 교과서적 인식만으로 그들과 어우러질 바탕을 만들기에 충분할까. 최적의 환경과 감성으로 소통하며 접점을 찾을 수는 없을까. 장애인을 위한 여행 콘텐츠를 개발하는 어뮤즈트래블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를 비장애인은 모릅니다. 존재도 모를뿐더러 막연하게 부정적인 인식만을 가지고 있죠. 어뮤즈트래블은 ‘교차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장애와 비장애 사이의 거부감을 해소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지점이 ‘여행’이라고 판단했어요. 여행을 가면 모든 사람이 감성에 솔직해지고, 무엇보다 상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되니까요.”

16일 서울 종로 한국관광공사에 입주한 CKL 센터에서 만난 오서연 어뮤즈트래블 대표는 창업의 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대신증권 계열사인 대신정보통신을 거쳐 유명 프랜차이즈 관리직으로 이직 등 여러 굴곡이 있었지만 오 대표의 신념은 어뮤즈트래블의 창업을 결심하며 분명해졌다.

“봉사활동으로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 태풍 ‘싸이클론’의 피해를 막기위해 이재민들을 격리시키는 걸 목격했어요. 이듬해 방문했을 땐 그로인해 태어난 기형아를 만나게 됐습니다. 장애인의 존재를 제대로 알고 충격을 받았어요. 선교 이상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장애가 있음에도 온전한 여행이 가능할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어뮤즈트래블은 시각·후각·청각이 극대화된 ‘쓰리센스’ 여행 콘텐츠를 제공한다. 시각장애인에게는 ‘향’을 느낄 수 있는 장소와 이에 관한 내래이션을 스토리텔링으로 곁들인다. 15개의 종류 6개 등급으로 나뉜 장애의 특성에 맞춰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오 대표는 “장애인이라고 해서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유명한 곳에 가고, 맛있는 것을 먹고, 편안하게 움직이고 여행지에 대한 니즈는 똑같죠. 이 포인트를 장애인들 ‘스스로’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현재 여행상품은 10개인데 30여개의 상품을 올해 중 출시할 계획입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지에서의 안전한 이동,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다. 장애인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모든 부분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선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 오 대표는 그 해결점을 ‘현지 호스트’에서 찾는다. 본사와 연결된 현지 인력이 여행 전반을 책임지고 수익도 안정되게 얻어간다면 비슷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진 현지 호스트를 구하는 것이 여전히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때론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저와 직원들이 직접 동행하기도 했죠. 하지만 1년 동안 일본 오사카(大阪) 지역의 여행루트를 만들고, 이 상품을 이용한 고객들의 후기가 전해지면서 현지 호스트를 지원하는 연락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사 례가 없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않았을 뿐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 얼마든지 좋은 인력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어뮤즈트래블의 지난해 매출은 1억원 가량. 올해 예상 매출액은 5억원이다.이 가운데 평균 이익률은 15%다. 높은 편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여행건수는 장애인·장애인가족을 포함해 800건에 이른다. 현지답사에서 상품개발까지, 때론 직접 호스트가 되어 이끌어 온 1년7개월이었다. 특성화된 사업 덕분에 충성 고객율이 매우 높다. 실제 장애를 가진 가족과 함께 3박4일 해외 여행 코스를 다녀온 한 고객은 올해 말 또 다른 북유럽 여행을 어뮤즈트래블과 함께 기획하고 있다. 최고의 홍보는 고객이라는 점에서 어뮤즈트래블은 든든한 아군을 가진 셈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어뮤즈트래블의 사업은 올 하반기 서울시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모범사업으로 더욱 확장된다. 어뮤즈트래블은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22일부터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제공한다. 시각·발달·지체·실버 등 특성이 다른 장애인들을 위해 보다 특별한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오 대표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내년 3월에 진행될 평창 패럴림픽과 관련된 1박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며 “평창뿐 아니라 평창을 가기위해 거치는 서울 등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여행상품을 고도화시켜 패럴림픽 관계자들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연합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장애연여행이 전체 여행업의 11% 정도를 차지하지만 장애 특성에 따라 확장형으로 보면 전체의 27%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시장이 작지 않다는 의미죠. 어뮤즈트래블은 비즈니스적인 시각에 앞서 ‘여행’이라는 행위를 장애·비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교집합’으로 만들어 나갈겁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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